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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새롭고 두근거리던 99년이 어느새 4년 전의 일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겪은 일보다도 더 많은 일을 대학생활에서 경험했고, 나의 대학생활의 중심에는 '9반'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9반'이 어떤 곳인가? 라는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4년 동안 9반이란 곳에서 생활한 나이지만 잘못된 생각으로 다른 사람에게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늘어놓게 된다면, 그것은 안하니만 못한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이야기에서 무언가 잘못이 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필자인 나의 책임이다.

96학번이 1학년이 되면서, 광역 학부제가 시행되었고, 기존의 학과 중심의 체제와의 연속성을 보존하기 위해 신입생을 12개의 반으로 나누고, 반을 기존의 과 단위에 배당하기로 되었다. 그때 9반은 천문학과와 짝지워지게 되었던 것이다.

이전 과 체제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변화가 달갑지많은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자신과 같은 전공을 공부하지 않을 사람들까지 후배들로 받아들이는 데는 적지 않은 거부감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천문학과 선배들은 96학번들을 잘 이끌어 주었고, 그 뒤로 들어온 97, 98학번들도 자연스럽게 어울려서, 9반이라는 새로운 단위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게 되었다. 02학번까지 이어지는 광역 학부제라는 제도 속에서, 얼마간의 변화와 혼란도 있었지만, 그 사이에서도 9반이라는 곳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가지고서 존재해 왔다.

새터, 총엠티를 비롯한 많은 행사들, 때로는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가끔은 서로의 생각을 섞어서 열띤 토론이 벌어지곤 하던 반방의 풍경들, 한밤중에도 꺼지지 않는 도서관의 불을 같이 공유하던 친구들, 몇몇이 모여 여행을 떠날 때의 그 설레임. 그 모든 일들, 그리고 그것을 경험한 사람들이 모이고 모여서 현재의 '9반'이라는 것이 만들어진 것이리라.

자연대의 제도가 다시 5계열 학부제로 변함에 따라서 행정적으로 9반이라는 곳이 이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운명이지만, 우리들이 같이 공유했던 '9반'이란 것은 언제까지나 남아 있을 것이다. 단순히 우연히 모여서 우연히 같이 지내게 되었을 뿐 아니라 우리들이 스스로 그 틀 안에서 새로이 창조해낸 또다른 틀과 같은 그런 의미로서 말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우리들의 경험과 느낌, 생각들을 새 체제에서 또한 새로운 그들의 '9반'과 같은 것을 만들어 나가야할 후배들에게 전해 주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리라 생각한다.

이제는 졸업을 하고, 대학을 벗어나서 어설프게나마 사회에서 이리저리 둘러보며 내 자리를, 그리고 내 앞길을 찾아보려 힘쓰고 있지만, 아직도 나는 '9반인'이란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그리고, 앞으로의 삶에서도 언제나 '9반'이었다는 것, 그리고 '9반'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힘을 얻을 수 있는 내가 참 행복하다. :)

2003. 4. 1
99학번 심상우

홈페이지 제작사

2001. 04. 01 - 신현석(97)과 곽준영(99)에 의해 홈페이지 제작
2002. 11. 19 - 최정호(00)와 홈페이지 관리부에 의해 홈페이지 리뉴얼
2003. 04. 01 - 신현석(97), 심상우(99), 고아라(01)에 의해 홈페이지 리뉴얼